About 남극의 셰프
감독 : 오키타 슈이치
출연 : 사카이 마사토(니시무라 준)
장르 : 코미디
개봉 : 2010년 2월
해발 3,810m. 극한지 남극, 평균기온이 -54ºC인 이곳에는 돔 후지 기지가 있다. 남극이라고 해서 귀여운 펭귄도, 늠름한 바다표범도, 심지어 바이러스조차 생존할 수 없는 이곳에서는 8명의 남극관측 대원들이 함께 지내고 있다. 약 1년 반 동안이나 말이다. 기상학자 대장님, 빙하학자 모토, 빙하 팀원 니이얀, 차량 담당 주임, 대기 학자 히라, 통신담당 본, 의료담당 닥터 그리고 니시무라는 매일매일 맛있는 음식을 선사하는 셰프이다. 이 이야기는 니시무라 '남극의 셰프'를 중심으로 이어진다. 평범한 일본 가정식에서부터 호화로운 만찬까지 만들 수 있는 니시무라는 대원들에게 맛있는 요리를 먹을 수 있는 유일한 낙을 제공한다. 강추위 속에서 계속되는 고된 작업으로 지쳐가는 그들에게 무엇보다 힘든 건 추위가 아니었다. 보고 싶다고 해서 달려가 볼 수 없는 사랑하는 가족과 집이라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친다.
어느 날, 비축해두었던 라면이 다 떨어지자 대장님과 대원들은 유독 절망한다. 그렇게 니시무라는 요리 인생 최대의 무한도전을 하게 된다..!
"재미있는 남극 요리인"이라는 에세이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실제 남극관측 대원으로써 조리를 담당했던 니시무라 준이 출판한 유쾌한 에세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포만감이 느껴지는 남극의 셰프 속 음식들, 극한의 남극이 배경이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매력적인 작품으로 탄생한 남극의 셰프. 맛있는 요리를 시작으로 휴먼 코미디로 이어진다. 웃음과 사랑이 풍성한 식탁!
줄거리
니시무라 준은 본작의 주인공이다. 본래 해상보안청 소속의 조리 담당이었지만, 남극 돔 후지 기지의 조리 담당으로 발령되었다. 슬하에 딸과 아들을 하나씩 둔 기혼자이며, 못 하는 요리가 없다. 일본, 중국, 서양 등 못 하는 게 없는 만능 요리사란 말이다. 남극으로 오기 전날 밤에 빠진 첫째 딸 유카의 아랫니를 주머니 속에 넣고 부적처럼 목에 걸고 다닌다.
사실 니시무라는 남극으로 올 일이 없었다. 하지만 남극 탐사팀 대원으로 선발된 선임이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를 당해 큰 부상으로 입원을 하게 되자 대체자로 강제성으로 선택되었다. 가족들 때문에 함장에게 어렵게 부탁을 해서 상의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얻어내긴 했지만... 생각보다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허락을 하는 바람에 결론적으로는 남극으로 가게 된 자신을 발견한다. 물론 니시무라의 가족들은 너무 사이가 좋다.
니시무라는 성향 자체가 원체 못된 소리를 못하고 유하다. 큼지막한 닭새우는 원래 회로 먹는 것이 가장 맛있는 거라고 내내 설득하였지만 그냥 새우튀김이 먹고 싶으니 튀김으로 해달라는 대원들의 등쌀에도 못 이기고 통째로 튀겨버리거나, 라면 없이는 못 사는 대장을 밤에 몰래 혼자 먹는 걸 적발하고도 그저 별말 없이 모른척해주기도 한다. 때로는 본인이 대원들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초반부터 감사의 인사나 칭찬 말 한마디 없이 음식만 먹고 일어나는 대원들의 모습에 내심 불편하고 섭섭한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대원들의 실수로 목에 늘 걸고 있었던 유카의 유치를 잃어버리게 된 사건 때문에 무척이나 실망을 하고 결국 폭발하고 만다. 너무 속이 상한 마음에 자신의 방에서 한참을 나오지 않고 있다가 결국 본업을 잊지 않고 주방으로 나왔는데, 니시무라를 위해 식사를 준비한 대원들을 보며 내심 감동한 모습도 보인다. 모토 대원이, 기름 때문에 눅눅한 닭튀김을 한 입 베어 물더니 체할 것 같다고 투정을 하는데 줄줄 눈물을 흘리면서도 꾸역꾸역 먹는 여린 모습도 보여준다. 사실 눅눅한 닭튀김은 그의 부인이 자신과 달리 요리를 참 못하는데, 남극 파견 전 가족들과 하는 마지막 식사 때 먹었던 닭튀김이 눅눅하고 기름에 쪄들었기 때문. 그 기억으로 인한 가족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대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몰려와서 눈물을 감추지 못했을 것이다.
어떤 요리를 하던 진심을 담아서 하는 니시무라. 데커레이션 플레이팅 하나하나 심오하게 신경을 쓴다. 모토 대원의 생일에 통고기를 조리할 화력이 없어 고민하던 중 긴박한 아이디어를 내는 반면, 이 모습을 보니 요리사로서의 창의력도 인정할만하다. 호화 코스 요리를 만들었을 때, 매우 흡족해야는 대원들의 반응을 감상하며 내심 스스로 대견스러워하는 걸 보았다. 니시무라는 요리라는 것 자체에 삶의 재미 또는 즐거움으로 느끼고 있다.
느낀 점
한 가정을 책임지고 있는 가장이라, 나의 직업이 어쩔 수 없이 먼 곳으로 파견을 가야 하는 거라면 어떨까... 가족을 두고 잠시 따로 살게 되는 건 어차피 매일 화상 통화며, 따로 하는 취미생활로 어떻게 버텨볼 수는 있겠다. 하지만 통화료도 너무 비싸서 자주 하지 못하고..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없는 남극이라.. 나는 못 갈 거 같다. ^^..